네덜란드 사람들이 검소하다, 경제관념이 투철하다, 합리적이다 등등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더치 사람과 함께 살면서 이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물론 사람의 성향이라는 것이 있고 더치인들이 다 이렇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려울것이다.
그래도 한가지 확신하는 것은... 돈으로 '플렉스' 한다는 말 자체가 사회에
좋은 의미로 통용되거나 널리널리 유행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남들한테 "나 호캉스 하러 간다. "
"나 돈으로 이렇게까지나 사치할 수 있어"
라는 식의 뻐김이 조금은 부끄럽게 인식되는 느낌이랄까..
대놓고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대신 사람들이 1유로라도 벌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
슈퍼마켓에 빈 페트병, 유리병 등을 가져다주면 일종의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머신이 있는 것까진
그러려니 했다.. ㅋㅋ (주말에는 머신 앞에 사람들 줄 엄청 서 있어서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음)
이건 물론 환경적 관점에서도 권장할 일이다.

처음 네덜란드에 왔을때 집집마다 뭘 이렇게 내놓나 했더니 중고서적들이었다. 가끔 시디나 LP판을 내놓기도 한다.
대부분 1유로에서 2유로. 1차적으로 팔리긴 팔리는지가 궁금했고, 살 의향이 있으면 벨을 눌러서 주인과 대면하여 구입하는 건지 아니면 1유로를 그냥 두고 가는건지도 궁금했다. 처음엔 신기해서 사진을 마구 찍었더니 애인 왈 "This is the way Dutch people live." 이라고 했다.
목요일마다 여는 마켓, 매달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마켓에 가면 중고물품을 내놓고 파는 상인들이 한가득이다. 유럽의 벼룩시장은 워낙 유명하긴 하지만 작은 마을에도 이렇게 큰 중고마켓이 매달 열리는 걸 보면 확실히 시장이 활성화돼있긴 한 것 같다. 물론 페이스북을 통한 오픈 마켓, 지역 웹 사이트들도 몇 군데 있다.

애인을 지켜보면서 여러가지를 느꼈는데 얘는 100유로 이상의 지출을 하게 되면 엄청 고민을 한다.
물론 누구나 숫자가 올라가면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인데 고민의 깊이가 한국 사회에서 여러 사람을 보고 느꼈던 것 보다는 훨씬 큰 것 같다. 우리집엔 에어컨이 없는데 여름마다 본인의 몸에서 열이 그렇게 나고 땀을 뻘뻘 흘리는데도 엄청 고민을 했다. 올 여름은 심상치 않게 더워지니까 끈질긴 설득을 해서 드뎌 구입 ㅋㅋ
에어컨 뿐만이 아니라 여러 지출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게 아니면 절대 사지 않는다.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집에 가보면 고이고이 모셔두고 버리지 않는 물건들이 꽤 많았다.
이쯤되면 더치 사람이 아니라 이 사람이 지독하게 검소한건지도 모를일.